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업주 대표의 간단한 인사로 의식이 끝나자 한바탕 신명나는 굿판이 열리기 시작했다. 높다란
대나무 아래 온갖 음식을 차려놓고선 화려한 복장을 한 무당이 방울을 흔들며 무어라 읊조려댔다. 그러자
여기저기서 만원짜리 지폐가 돼지 입에 물려졌고,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두호동 팔불출이 구미가
당기는 듯 군중을 헤집으며 앞으로 나아가 눈알을 요리조리 굴리기 시작했다. 한동안 군침을 삼키며
혀를 감치던 그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상에 올려진 오징어를 집어들더니 다리 하나를 ‘부-욱’
찢어 질겅질겅 씹기 시작했다.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너무나 황당한 광경에 모두들 어찌할 바
몰라 어리둥절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. 초라한 행색의 그를 내쫓자니 주위 사람들의 이목이 있는 터라
차마 그러진 못하고...
“야-!”
그렇게 한동안 주위 사람들이 근심 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데, 한참 신명나게 춤을 춰대던
무당이 갑자기 그의 목덜미에다 칼을 바짝 들이댔다. 순간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 모두 간담이
써늘해져 ‘어머머’ 제마다 가슴을 쓸어 내렸다. 금방이라도 피의 제전이 벌어질 것만 같은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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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영일만
바닷자락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