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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주가 고향인 글쓴이가 포항에
와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포항 특유의 투박한 말씨였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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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이야 많이 변했지만 그땐 꼭 나를
나무라는 듯한, 아니면 꼭 무슨 불만이라도 있는 듯한 어투에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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함부로 아무에게나 말을 건네기가 부담스러웠던
때도 있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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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랬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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포항에 막 터전을 잡았던 어느 때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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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남 바닷가에 바람을 쐴 겸 해서
갔더니 쉰 쯤 되는 아저씨가 방파제에서 고기를 잡고 있었다. 일명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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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멍치기 낚시였다. 간간이 굵직한
녀석을 건져올리는 통에 말을 틀 겸 해서 먼저 말을 건넸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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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아저씨, 고기 많이 잡았는기요?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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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......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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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명 큰 소리로 말을 건넸건만 아무런
반응이 없어 재차 말문을 열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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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고기 많이 잡았어예?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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약간의 긴장감이 감도는가 싶더니 그제서야
그가 말문을 열었다, 그것도 포항 특유의 거칠고도..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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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보면 모르는기요!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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퉁명스레 던진 그 말에 어찌나 머쓱하던지
정작 무안해진 이는 나였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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괜스레 말을 걸었나 싶어 한동안 멍하니
고기 잡는 모습만 바라보고 있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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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한동안 고기잡는 일에 몰두하던
그가 재차 말문을 열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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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고기 좀 주끼요?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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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전히 시비조의 투박한 음성에 잔뜩
움츠러든 목소리로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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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아, 아님니더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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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써 고개를 가로 저으며 서둘러 자리를
피할 양이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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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아저씨, 여와보소! 이거 갖고 가가
국낄리묵으머 억수로 마시서이까네 가져가소!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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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도 자신의 목소리에 내가 놀랐다는
걸 알아챈 듯 했다. 그렇지만 몸에 밴 어투는 어쩔 도리가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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없었던지..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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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어디서 왔는기요? 보아하니 포항
사람은 아닌것같꼬...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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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경주라예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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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아, 그런기요!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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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시커먼 비닐 봉지에 담아준 고기로
그가 일러준 방식대로 국을 끓여 먹고 나니 이마에 땀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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송글송글 맺혔고, 훈훈한 기운이 감돌자
그제서야 포항 사람의 거칠고도 투박한 어투가 결코 시비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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걸려고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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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어느새 필자도 간혹 그리운
친구를 만나면 그런 음조로 반가움을 표현하기도 한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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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 혹여 포항에서 시비조의 거친
어투를 접하거들랑 괜스레 움츠러 들어 서둘러 마음의 문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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닫지 않도록..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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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글의 흐름상 경칭을 붙이지 못한 점 이해해주길 바라며
열림글을 마무리하니다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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